0. 달렸었나.
올해 들어 러닝 달리기를 꽤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전에도 이따끔씩 달리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달린 게 아니라 -빠르게 걷다가 힘들면 쉬기- 정도로만 해왔다. 그 당시에는 나름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과의 가장 큰 차이점을 뽑자면 아무래도 -힘들어도 멈추지 않고 심장을 조절하려고 노력하면서 뛴다-.
1. 러닝을 해왔었나.
예전부터 운동에 관심은 있고 운동신경도 꽤 좋은 편이지만 꾸준히 해본 적은 없었다. 2년 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고 올해는 러닝을 병행하고 있다. 사실 러닝도 하려고 한건 아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남편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야구, 축구를 전문급으로 배웠으며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러닝과 바이크도 취미다. 이렇게 적고 보니 대단한 사람에게 영향을 받은 느낌이다. 어쨌든 그에게 나는 조금씩 꼼지락거리는 운동찍먹 도망파로 보였을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그와 처음으로 시작했으며, 러닝도 함께 달리면서 깨닫게 되었다.
올해부터 시작했다고 하지만 제대로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달려본 건 최근 한 달. 평균기온 30도가 넘어가는 7월이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싶으니 재미있었다. 노래를 들으며 박자에 맞추어 리프팅 하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러닝은 진짜 죽을 것 같다. 같이 달리고 있지만 무척 평온해 보이는 그를 보며 오히려 화가 난다. 내 일기장에 여러 번 적기도 했는데, 불공평하고 억울함에 내 몸뚱어리가 싫어진다. 그렇게 그와 한 달 정도 러닝을 했는데, (그러고 그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기쁘진 않지만 이상한 쾌감이 나에게 묻어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어느 순간 계속해서 진행하게 되었다.
2. 러닝이란.
그래서 지금은 러닝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두 달 정도 되어간다. 일기에 여러 번 적긴 했지만 정말 짜증 나고 화가 나는 운동이다. 자신의 한계를 코앞에서 바로 보여주며, 나의 진실한 성격과 몸의 잠재력을 숨결에 담아 바닥에 내팽개친다. 나는 화도 내지 않고 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고통에 가까울 때 사람이 가장 진실된다 하지 않았다. 나는 성격이 더러웠던 것이다.
그럼에도 러닝을 통해 깨닫고 좋아지는 부분들이 점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러닝 하이라고 생각한 것도 경험해 보고, 한계치에 다다랐을 때 오히려 아무 고통이 없는 마약 같은 효과도 나타나기도 하고 (모르핀효과..? 어디서 읽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심장이 170까지 치고 터질 것 같을 때 칙칙폭폭 호흡법으로 숨을 고르며 나를 조절한다는 성취감에서 오는 쾌감이 아주 짜릿하다.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마음이 답답하거나 화가 날 때 오히려 달린다. 러닝을 함으로써 나를 해방시켜주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구하게 되어간다.
3. 러닝일기 기록의 목적.
러닝에 대한 감정이 호감으로 변하는 짧은 과정을 보며 대단함을 느꼈다. 그래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달리기 러닝을 하며 사색과 철학을 하는 작가들도 많다. 오늘은 조지 쉬언의 <달리기와 존재하기>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 그 덕분에 다시금 기록의 중요함과 나도 이렇게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에 대한 회고 기록들을 서서히 쌓아나가며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인간의 한계를 최대치로 실험하는 운동의 끝이 없는 결승선에는 무엇이 반기고 있을까.
'마케터의 노력 > 자기계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닝일기 2. 당신은 제대로 호흡하고 있는가 (0) | 2024.08.09 |
---|---|
러닝일기 1. 숨을 쉬지 못해도 화를 내며 달린다. (0) | 2024.08.06 |
피그마 Figma 슬라이드/PDF 에서 PPTX 로 변환하는 방법? (0) | 2024.07.17 |
TOP7 마케터 IT직장인 인사이트 무료 레퍼런스 사이트 추천 (1) | 2024.07.11 |
혁신적인 피그마 Figma 슬라이드 소개 및 사용법 | 템플릿 링크 추가 (0) | 2024.07.04 |
댓글